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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Before Sunrise, 1995


감독 ㅣ Richard Linklater
배우 ㅣ Ethan Hawke/Julie Delpy

(스포있음)

정말 망설이고 망설이다 보게 된 영화다.
이상하게 그리 봐지지 않았던 영화.. 주변에서의 추천들을 들으면서도..
이때의 에단호크는 나에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아직은 많이 어렸던 나에게 이 영화의 내용들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것이란 어설픈 추측 때문일까..
어쨌든 오늘 새벽 드디어 나는 이영화를 보게 되었다.
망설임 없이 당당하게..




정말 제시의 첫인상은 그의 말대로 미국의 생 양아치 같았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프랑스 여성인 셀린느가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관계로 서로 대화를 이어 갈 수 있었으며 함께 식사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의 대화를 통해 그들은 서로 깊은 호감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이들 둘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이 대목에서 셀린느가 말한 자신의 생각은 잠시 나를 놀랍게 했다. 나도 항상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나도 셀린느의 말과 똑같은 이유로 비행기가 무섭다...

그런데 그들의 대화에 푹 빠진 나조차도 아쉽게도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았다.
제시는 비엔나에서 내려야만 했다. 그가 돌아가야할 값이 싼 비행기 티켓을 비엔나에서 타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느 영화에서처럼 남주는 돈이 많은 재벌도 아니었고 그저 평범한 돈을 모아 유럽여행을 온 사람이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도 미룰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그녀와의 이별이 아쉬운 제시는 셀린느에게 함께 내리기를 제안하고 셀린느도 뭔가의 이끌림때문에 무작정 내리기로 결심하고 만다.





이들 둘은 함께 전혀 계획성 없이 어색함을 뒤로한 채 비엔나 여기저기를 그저 걸어 다닌다.
끝없는 대화와 교감을 계속해서 나누면서..
그들의 대화에서 약간 철이없어뵈는 제시와 성숙한 셀린느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런것 따윈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저런 대화들을 이어갈 수 있다니 정말 부러운 일이다.

그리고 비엔나를 돌아다니는 동안 서로 점점 반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나서 좋았다.
특히 키스하길 원하냐는 셀린느의 말에 고개를 여러번 끄덕거리는 제시가 정말 귀여웠다.

셀린느는 그에대한 결점을 말해줄 사람이 없어서 좋다고 했다. 이 부분이 굉장히 공감이 갔다. 정말 주변 사람들에게 대상에 대한 이사람은 어떤사람이다.. 이사람은 뭐가 어떻다.. 뭐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인 것 같다.
데이트를 하면서 밀고당기기를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고 그냥 순수한 서로의 마음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두사람의 모습이 굉장히 좋아 보였다.





허망한 꿈! 리무진과 속눈썹!
귀여운 얼굴에서 와인잔에 흘리는 눈물!
저 눈을 보라! 그대는 어떤 의미인가?
달콤한 케익과 밀크 쉐이크!
난 꿈속의 천사. 난 환상의 축제.
내 생각을 맞춰봐요.
추측은 말아요.
고향을 모르듯 목적지를 알지 못해요.
삶에 머물며 강물에 떠가는 나뭇가지처럼
흘러가다 현재에 걸린 우리!
그대는 나를, 나는 그대를 이끄네.
그것이 인생. 그대 날 모르는가?
직 날 모르는가?


게다가 이들에겐 여러 행운들도 이어졌다.
위와같은 멋진 시를 지어주는 거지도 만나고... 술집에서 와인은 외상으로 구입이 가능하질 않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행운들이 쭉 이어져왔었다. 
그들은 늦은 밤까지고 계속해서 쭉 대화를 이어가고 사랑을했다.
그리고는 서로 구속하지 않기로 한다.
그냥 좋은 하루의 추억으로 남기기로...



 


그러나 서로에게 너무도 빠져버린 이들둘은 6개월 뒤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
전화나 편지 이런건 구차하다고 제외시켜버린채로 무조건 6개월 뒤 이곳으로 오라고한다.
아.. 요즘처럼  헨드폰 없이는 약속도 잡기 힘든 세상에서 저런약속은 나에겐 어리석어 보였으나,
꽤나 낭만적이었으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비포선셋이 나온걸보니 이 둘이 한참 후에 만난 것 같은데..
사실 이영화를 볼지 말지 고민이 된다.
젊고 순수한 이들 두사람이 어떤식으로 변했을지 감이 안잡힌다..
그냥 이때의 둘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기도 하다.

정말 대사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들었고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보는 내내 얼마전 보았던 '래터스 투 줄리엣'과 겹쳐지는 듯한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하였었다.
특히 잔디밭에 누워있는 장면..
역시 로맨스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영화인 듯 하다. 다른 영화들에도 영향력을 미치다니..

어쨌든 이 영화로 인하여 가고싶은 곳이 또 늘었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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