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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그녀에 대하여


글 ㅣ 요시모토 바나나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데이지의 인생' 이라는 작품의 문체에 반해 조건과 사전 정보따위는 알아보지 않은 채로 이책을 주문해 읽었다.
그저 이 작가의 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터넷에 연재 되었다고는 하는데 나는 책은 책장을 넘겨야 제맛인지라.. 인터넷으로 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접어둔 채 딱 내가 좋아하는 손안에 잡히는 사이즈인 책의 첫장을 펴들었다.
 이 작가의 특징인 어린시절의 아련하고도 또렷한 기억들이 이 글의 첫 장면부터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조금은 어두운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주인공은 느린자살의 상태로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존재였다.

 "버티는 인생만 살다 보면 자신이 뭔가 하고 싶어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없어진다. 아무튼 살아보자고,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때론 이렇게 사는 것은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들곤한다."

 본문에서 이 대목이 나의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으며 이 글의 주인공과 같이 나도 삶에서 중요한 기억을 점점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녀를 치유해 가는 쇼이치의 존재도 솔직히 부럽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듯 한 이야기 전개 속에 끼어든 마녀라는 존재는 책을 읽어내는 내내 생소하면서도 다른 세계속에 붕붕 뜬 느낌조차 들었다.

 또한 이야기의 중반을 넘어서는 순간까지도 주인공의 상태에 대해 예측하지 못했던 내가 바보같았다.
조금만더 주의를 기울였었더라면 알 수 있었을텐데..
 주인공의 사정을 알고나니 이전에 내가 정말 감명깊게 봤었던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 이 떠올랐다.
 쇼이치와 사랑하는 부인을 지옥에서 구해내기위해 찾아가는 로빈 윌리암스와 겹쳐보였으며, 어두운 기억을 지닌 그 부인과 유미코의 모습 또한 비슷하게 느껴졌었던 듯 하다.

 뭐 여튼 이 책도 엄청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잔잔한, 아 그게 맞았구나 하고 당연스레 받아들여지게 되는 반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상큼하고 따스한 글의 어귀 속을 노닐고 돌아다녔던 두 주인공들의 예쁜 모습들이 나에게 어느정도의 마음의 치유를 선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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